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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호흡

가르침의 정수인 다섯 힘을 수련하라

by 마하연 2023. 1. 28.

Point 1  삶의 진실을 성찰하라

Point 2  보리심을 개발하라

Point 3  역경을 깨달음의 길로 바꾸어라

 

Point 4  평생 수행을 유지하라

17. 가르침의 정수인 다섯 힘을 수련하라

     열망의 힘

     습관화의 힘

     하얀 씨앗을 심는 힘

     드러냄의 힘

     회향의 힘

 

 

평생 수행을 유지하라

 

 

로종 수행의 넷째 수련법은 살아 있을 때 끊임없이 집중해서 상기해야 하며 임종 때도 적용하는 '다섯 가지 힘'을 말한다. 이 다섯 힘을 이용해 제대로 수행하는 법과 인생의 다양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살아 있을 때와 임종할 때 수행해야 하는 다섯 힘은 같은 것이지만 적용 방법은 조금 다르다. 살아가는 동안과 임종 순간에 다섯 힘을 적용하는 것은 로종 가르침의 정수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것은 불교 가르침에서 '정수 중의 정수'이다.

 

 

17. 가르침의 정수인 다섯 힘을 수련하라

 

넷째 수련법의 골수 가르침은 살아 있을 때 수행하는 것과 죽음에 임해서 수행하는 것, 두 가지를 말한다. 다섯 힘은 일생 동안 따라야 하는 가르침의 정수이다. 삶의 현장에서 따라야 하는 핵심 가르침의 실행법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명상과 일상적 행동에 모두 관 련된다. 우리가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명상과 일상생활이 늘 완벽히 일치할 수 없겠지만 다섯 힘에서 권하는 방법을 따르면 명상과 일상생활 사이의 간극을 점차 줄일 수 있다.

 

 

1. 열망의 힘

 

명상 수행을 하거나 유익하고 가치 있고 건설적인 행위를 할 때는 처음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하기를 열망하는 것이 중 요하다. 로종의 골수 가르침에서는 무작정 수행을 시작하지 말고 미래의 명확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로종 수행의 주요 목표는 상대적 보리심을 불러일으키고 절대적 보리심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가 정신적 활동이나 세속적 활동을 시작할 때 모든 존재의 유익함을 위해 깨달음을 얻겠다고 열망하면 긍정적 에너지를 대단히 많이 일으킬 것이다. 빼뛸 린뽀체는 열망의 힘에 근거해서 세속적 선행과 정신적 선행을 명백히 구분한다.

 

  • 조건에 의존한 선행은 그 자체의 목적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중생의 유익함을 열망하는 원대한 기도를 하라.

 

가끔 이런 열망을 '추진력'이라고도 한다. 열망이 없는 경우에 비해 미래에 더 나은 상태로 우리를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집중력과 에너지를 이용해 목표를 달성했다는 상상을 미래에 투사하면 그 성취가 현재로 이끌려 올 것이다. 현재의 정신 상태를 포착해 고결한 상태로 전환하면 거대한 긍정적 에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부정적 정신 에너지가 쌓이면 자체의 관성이 생겨 부정적 경험을 끌어당긴다. 이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정신 에너지를 일으키면 보다 원대한 목표의 결실을 끌어당기는 힘을 지닌, 상당한 집중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다음은 정신적 활동과 세속적 활동을 시작하는 예이다.

 

"제가 지금 하려는 행동이 유익한 결과를 내게 하소서. 그것이 제게 다른 사람을 유익하게 하는 힘을 주게 하소서. 번뇌와 망상을 없애게 하소서. 수행의 길에 장애를 없애게 하소서. 미래의 깨달음의 상태로 저를 이끌게 하소서."

 

열망의 힘을 모든 서약에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구족계를 받아 승려가 되거나 사미 사미니가 되기를 원할 수도 있고 짧은 수련 기간 동안 오계五戒를 받거나 특별한 예비 수행을 원할 수도 있다. 열망의 힘은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든 그 결과가 모든 이에게 유익하도록 성실하고 온전히 실행하는 것이다. 이런 서약에 의해 일어나는 힘은 미래에 목표를 실현하는 데 투사된다. 노력의 결실을 얻으려고 열망함으로써 긍정적인 정신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은 특히 수련할 때 중요하다. 샨티데바는 열망의 힘에 대해 아주 명백히 말한다. - *(불교의 다섯 계율. 죽이지 마라, 훔치지 마라, 성적으로 방종하지 마라, 거짓말하지 마라, 취하는 것을 먹지 마라. 오계는 모든 단계의 수행자가 지닐 수 있다)

 

  • 모든 공덕은 열망으로부터 비롯되고, 열망의 뿌리는 업보에 대해 끊임없이 명상하는 것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일상생활에 열망의 힘을 적용할 수 있다. 아침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첫째 생각과 잠들기 전의 마지막 생각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 두 순간 사이에 일상생활이 끼어 있으므로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을 보내는 데 큰 영향을 준다. 로봇처럼 아침에 그냥 일어나 판에 박은 듯 똑같이 일하기보다 잠을 깬 직후 긍정적 생각을 미래에 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운차고 열정적인 태도로 그날 할 일을 떠올려 생기를 느끼며 잠을 깨는 것이 좋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번 생에 세운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어"라고 결심하며, 단기와 장기 목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긍정적 열망을 그날에 투사하는 게 중요하다. 어제의 걱정은 놓아 버리고 생기 있고 낙관적인 태도로 오늘을 계획하는 법을 배운다. 로종의 정신으로 목표를 이루겠다고 결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빼뛸 린뽀 체는 이렇게 조언한다.

 

  • 아침에 일어날 때 소나 양이 우리에서 뛰어나오듯이 서두르지 마라. 침대에서 긴장을 풀고 눈을 내면으로 돌려 마음속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

 

밤에 침대에 누울 때는 걱정하거나 흥분한 채 잠에 빠지면 안 되고 그날 하루를 돌아보면서 찬찬히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날 할 일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었는지 자문하고 로종 정신을 잘 유지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만약 오래된 습성에 빠져 마음수련의 정신을 잊었다고 생각될 때는 너무 낙담하거나 자신을 탓하지 말고 내일은 마음 상태를 더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잠들며 무의식에 빠질 때 그 서약을 재확인하면 긍정적 마음 상태가 되어 걱정과 불안이 꿈이나 악몽으로 떠오르지 않게 되므로 더 편히 잠들 것이다.

 

긍정적 결심을 미래에 투사해서 행동에 불어넣는 정신 에너지는 삶의 질과 방향성에 심대한 영향을 주어 매일매일이 새롭고 생기 있고 잠재력으로 충만하게 된다. 매일이 어제의 반복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진취성과 통찰이 부족할 때는 그렇게 보인다. 부풀려진 부정적 생각에 짓눌리면 하루하루가 그저 늘 똑같이 반복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반면 순간마다 집중하고 긍정적 방향으로 에너지를 기울이면 삶을 의미 깊은 정신적 여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2. 습관화의 힘

설령 긍정적 정신 에너지를 일으키고 미래에 투사하기를 잘해도 도중에 종종 장애를 만난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 결실을 거두고자 한다면 열망의 힘에 이어 습관화의 힘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장애는 성격에 특정한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우리가 습관을 따르는 존재이기 때문에 생긴다. 인간은 행동 양식이 확립되기 전에는 무엇이든 자신의 욕구와 불안을 달래는 것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는 우리의 정신적 관점을 이루는 흔적을 의식에 새긴다. 습관적으로 하는 많은 행위는 매우 자멸적이고 비건설적인데 그것을 깨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일례로 약물 남용에 빠지면 인간관계가 비참해지고 크나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잘못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습관화 과정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생기는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형성되므로 거의 항상 부정적이다. 이런 습관화 과정을 중단하지 못하면 틀림없이 자기 집착에 얽매여 영원히 의존적 존재 상태(윤회)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까담파의 스승 최끼 갤첸Chokyi Gyaltsen(1121~1189)은 이렇게 충고한다.

  • 그대는 얼마나 오래 윤회에서, 특히 낮은 영역*에서 헤매고 있는가? 그 원인은 자아를 소중히 여기고 자아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다. - *중생이 윤회하는 육도 중 지옥, 아귀, 축생을 의미한다. - 역자 주

 

약물 중독 같은 습관은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중단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습관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습관의 힘이 강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보다 긍정적인 지향을 가지고 습관의 부정적 영향을 끊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새롭게 행동하는 법에 익숙해져야 하므로 습관화의 힘을 '익숙함의 힘'이라고도 한다. 샨티데바는 이렇게 말한다.

 

  • 습관을 들여 익숙해지면 쉬워지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작은 어려움을 참고 익숙해짐으로써 큰 역경을 견딜 수 있습니다.

 

부정적 습관을 단번에 끊을 수는 없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능숙하게 자신을 변화시키는 법을 배우면 습관적으로 생기는 공격적 감정을 타인에 대한 사랑과 자비로 바꿀 수 있다.

 

마음수련이란 의식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용해 마음에 긍정적 각인을 새기는 것이다. 습관을 직접 뜯어고치려 하지 않고 해독제 역할을 하는 행위에 에너지를 기울여 간접적으로 습관을 변화시킨다. 점진적으로 이런 새로운 행위를 하면서 차차 더 자주 그 행위를 반복하면 마침내 부정적 마음의 성향이 약해지기 시작한다. 오랜 습관이 반복된 행위에 의해 형성된 것처럼 반복적으로 습관에 대응하는 행위를 하면 결국 부정적 습관을 이길 수 있다. 처음부터 너무 큰 변화를 일으키려 하다가 좌절해서 다시 오랜 습관에 빠지는 것보다는 이런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그리 심하지 않은 습관부터 시작해서 점차 힘이 생기면 더 어려운 습관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거의 바꿀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오랜 습관을 고치려다가 낙담하면 안 된다. 그렇게 굴복하면 결국 자기혐오, 냉소, 무관심에 빠지게 되므로 주의한다. 자신을 부드럽게 대하면 긍정적 행위를 통해 점차 충분한 힘을 모아 정말 극복하기 어려운 오랜 습관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찬드라키르티는 그것을 우아하게 표현한다.

  • 건장한 도공이 돌림판을 다루어 오래 열심히 애써 잘 돌아가게 하면 나중에는 더 힘들이지 않아도 잘 돌아가고 그 위에서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걸 보게 된다.

긍정적 태도와 감정을 이용해 새로운 행동 양식을 확립할 때 부정적 습성에 빠지는 경향에서 벗어나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 우리의 반응 즉 우리가 쓰는 말, 어조, 시선, 행동, 식사하는 모습 등을 살펴보면 점차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습관이 변하면 성격이 변하고, 성격이 변하면 다른 사람이 된다.

업의 각인이 끊임없이 어려운 상황을 촉발하고 해결되었다고 믿었던 오랜 문제들을 다시 불러일으키므로 늘 수행에 진척이 있다고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런 업의 망상과 모호함은 의식에 매우 깊이 새겨져 있으므로 어떤 수행이든 그것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수행은 그런 식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서 제거하면 망상이 점차 줄어들 것이다. 여전히 갑작스레 장애물이 생기고 신경증이 폭발할지 모르지만 점점 예전보다 강도가 약해지고 곤란하거나 상처를 받는 일도 줄어든다. 잠괸 꽁튈은 이렇게 말한다.

  • 무슨 직업을 가지거나 어떤 행동을 하든지 고결하든 고결하지 않든, 어느 쪽도 아니든 -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을 굳게 견지하며 항상 마음속에 절대적 보리심과 상대적 보리심을 간직하고 거듭 수련하라.

습관화의 힘으로 수행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일상적인 마음 상태로 하는 서약은 깊지 못하고 피상적이기 때문이다. 수행할 때는 처음부터 높은 목표를 가져야 한다. 수행이 아무리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습관화의 힘에 의해 점차 수월해진다. 점차 깊은 수행을 하고 마음에 습관을 들여 큰 목표를 향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지 잠깐 정신적 변화를 시도해 보고는 비현실적인 온갖 기대 속에서 해로운 마음 상태를 초래할 뿐이다. 그러므로 평생 습관화의 힘으로 수행해야 언제나 열린 태도로 새로운 행동 방식을 배울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습관화의 힘에 의해 마음에 공덕의 씨앗을 심어 목표에 더 가까워진다. 그러면 다음 힘에 도달할 수 있다.

 

 

3. 하얀 씨앗을 심는 힘

실제로 정신적 습관을 바꾸려면 마음을 좀 더 긍정적 관점으로 돌려야 한다. 우리 몸은 병이 들면 건강한 세포를 만들어 병든 세포에 대항해서 건강을 회복한다. 마찬가지로 망상 또한 알아차림, 사려 깊음, 양심, 보살핌, 인내, 용기, 활력, 에너지의 긍정적 씨앗을 심어서 물리칠 수 있다. 우리 마음에 심는 씨앗은 검은 씨앗과 하얀 씨앗, 다시 말해 부정적 각인과 긍정적 각인으로 나눌 수 있다. 끊임없이 집은 씨앗을 심으면 즉 우리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지는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판단하면 감정 속에 부정적 견해를 심게 된다. 그것은 마음속에 지속적인 앙금을 남긴다. 『귀중한 자질의 보고 The Treasury of Precious Qualities』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 독수리가 땅 위를 높이 날 때 어디서도 그 그림자를 볼 수 없다. 하지만 독수리와 그림자는 늘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행위도 마찬가지다. 조건이 모이면 행위의 결과가 명확히 드러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지켜보고, 또 자신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끊임없이 몸과 말과 생각이라는 세 문이 남에게 유익한지 자문함으로써 하얀 씨앗을 심는다. 몸과 말과 생각이 없다면 다른 존재나 세상과 상호 작용할 길이 없을 것이다. 몸과 말과 생각의 세 문은 무의식에 업을 각인시키고 몸과 말과 정신을 습관화한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변화를 꾀하려면 마음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말과 행동도 함께 변화시켜야 한다. 아티샤는 『보리도등론』에서 이를 확인해 준다.

  • 나는 모든 봄의 활동과 더불어 말의 활동도 정화하겠다. 마음의 활동 또한 정화하겠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공덕이 못된다.

모든 말과 생각과 행동은 의식 연속체에 뿌리 깊은 각인을 남긴다. 어떤 이가 한 친구에 대한 의심의 씨앗을 우리의 마음에 심으면 그 씨앗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실제로 의심할 증거가 없어도 점점 크게 자랄 수 있다. 반대로 긍정적인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기운을 얻고, 감사함을 느끼며, 때론 기쁨이 넘치기도 한다. 친절한 말은 주위 사람들에게 놀라운 효과를 일으킨다. 그런 긍정적 의사소통에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사람은 바로 그 말을 한 사람 자신이다. 늘 부정적 면에 몰두하는 대신 친절한 생각을 하고자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흔히 우리는 남이 좋은 일을 했을 때조차 어떻게든 흠잡을 거리를 찾는다. 이런 태도는 우리의 관점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주어 불행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찬드라키르티는 이렇게 말한다.

  • 자비심이 거의 없는 거칠고 냉혹한 마음으로 중생은 자존심을 얻을 방도를 찾는다. 하지만 그들이 좇는 부유함과 병을 치유하는 길은 오직 관대함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결실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 큰 영향을 미치고 남의 주목을 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씨앗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처음에는 작은 행위에 집중하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오래 수행하면 수행에 대한 자기 회의가 줄어든다. 좌선하고 누군가를 향한 자애심을 불러일으킬 때마다 의식 연속체에 공덕의 씨앗을 심기 때문이다. 밀라레빠는 '밀라레빠와 죽어가는 양'이라는 노래에서 이렇게 말한다.

  • '큰' 땅을 버리고 (자아라는) 작은 땅을 경작할 때 농사법을 지켜야 한다. 서둘러 큰 수확을 얻으려 하면 다시 속세에 빠지게 될 것이다.

긍정적 의도로 긍정적 씨앗을 심으면 아무리 사소한 것도 쓸모없이 버려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혼잣말에 빠지지 말고 자신의 행위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큰일인지 작은 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개발하려 하는 것과 그것이 의식 연속체에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관대함, 인내, 활력, 명상, 자애심 수행이 마음의 흐름에 뿌리내려야 효과가 발휘된다. 공덕은 작은 것부터 자라기 시작하지만 일단 뿌리를 내리면 우리는 다시 퇴보하거나 타락하지 않는다. 빼뛸 린뽀체가 이를 다시 설명한다.

  • 작은 선행을 소홀히 여기지 마라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도 시간이 지나면 돌을 깊이 팔 수 있다.

하얀 씨앗을 심으면 비참함과 고통을 초래하는 부정적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선의를 일으키게 한다. 공격적이지 않은 몸짓. 태도·처신과 상냥한 말로 남을 격려할 때 다른 사람도 우리에게 친절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긍정적 감정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머뭇거리고 거리를 둘 때가 많다. 부정적 감정을 많이 느낄수록 더 서먹하고 단절감을 느끼지만 하얀 씨앗을 심으면 사랑과 자비와 기쁨의 온기가 부정적 마음의 특징인 냉정한 분리감을 점차 녹인다.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발전하려는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긍정적 태도나 부정적 태도를 "단지 생각일 뿐"이라고 묵살하지 말고 반드시 조심스럽게 하얀 씨앗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적 태도는 뿌리 깊은 습성에서 비롯되며 우리 마음이 그 영향에 빠질 때마다 파괴 적 경향과 부정적 정신의 습관을 부추긴다. 단지 잠깐 동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긍정적 생각도 의식 연속체에 깊이 뿌리내려 견고한 마음의 습관이 될 수 있다. 하얀 씨앗의 힘의 요지는 세 가지 힘이 서로 의존한다는 점이다. 열망의 힘은 습관화의 힘에서 도움을 받고, 또 습관화의 힘은 하얀 씨앗을 심는 힘이 지지해 줄 때에만 잘 발달할 수 있다.

 

 

4. 드러냄의 힘

자신의 바람직하지 못한 성격이나 난처한 행동을 숨기려는 성향을 솔직히 평가해야 한다. 괴로움은 무시하려 해도 떨칠 수 없고 의식의 구석에 묻히게 되며 거기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부패하고 자란다. 『현자와 바보경 The Sutra of Wise and Foolish』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 작은 잘못이라도 해가 없으리라 믿으며 가벼이 여기지 마라. 아주 작은 불꽃으로도 산더미 같은 건초를 불태울 수 있다.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지 않으면 현실을 왜곡하고 현상 세계에 환상을 투사하게 된다. 그 투사가 너무 그럴듯해서 완전히 매혹당하고 아무 근거도 없는 우리의 인식을 현실이라 확신한다. 온갖 기발한 관념에 집착하기 때문에 마음 깊은 곳에서 그것이 현실이 아님을 알아도 끊임없이 괴로운 경험의 희생자가 된다.

이런 상황을 성찰하지 못하면 의미 있는 행동을 해롭게 여기고 해로운 행위를 바람직하다고 믿기 쉽다. 그러면 결국 원하는 행복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끊임없이 괴로움을 주는 상황을 좇게 된다. 이렇게 스스로 만들어 낸 자기 기만을 간파하려면 자주 스스로를 성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적 정신 상태와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까담파의 격언에서는 우리의 깊은 내면을 비출 만큼 밝은 횃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승불교의 가르침에서는 자기 기만을 '두꺼운 베일'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눈을 가리고 왜곡하는 덮개를 뒤집어쓰고 있다는 의미다. 괴로움에서 해방되려면 무엇을 드러내야 하는지 자기 외에는 그 누구도 온전히 알 수 없다. 그러므로 깊은 자기 기만을 꿰뚫어보아야 하는 책임은 바로 자신에게 있다. 

드러냄의 힘은 우리가 만들어 낸 거짓 현실을 밝혀 준다. 이를 "거짓 추론을 드러냄"이라 하는데, 이 말은 불교 논리학에서 자주 사용된다. 왜곡된 논리를 이용해 허상을 현실로 확신하기 때문에 환상이 진짜인 것처럼 보인다. 드러냄의 힘은 왜곡된 경험을 깨뜨리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다시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키우면 점차 비뚤어진 추론을 줄일 수 있고 자신의 정신 상태를 통찰할 수 있게 된다. 샨티데바는 인간의 불미스러운 충동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마음이여, 그대가 셀 수 없이 배신했기에 나는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원한을 품고 그대의 이기적인 음모를 부수겠습니다.

자신이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동요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자기 기만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 우리는 속상한 것에 집착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반복해서 결국 그것에 압도당한다. 그러면 기능 장애가 일어나 삶에서 많은 문제를 겪게 된다. 의식 있는 존재들은 수없이 많은 삶을 윤회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건 심리 치료사만이 아니다. 불교에서도 우리가 현재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가 과거 경험의 결과라는 점을 인정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어떤 정해진 시점에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알기 매우 어렵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생각, 감정, 경험을 보면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여긴다. 파담빠쌍계는 자신을 살펴보아서 정직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간곡히 권한다.

  • 그대는 사람들에게 그토록 영리한 말을 하지만 자신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띵리 사람들이여, 자기 안의 잘못을 드러내야 한다.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분노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 것은 인생에 비틀린 논리를 적용하는 예이다. 진실을 왜곡하는 방어 전략으로 방어막을 삼으려 하지만 그렇게 왜곡해도 에고를 온전히 방어할 수는 없다. 그런 전략이 해롭다는 걸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적 감정을 외부에 표출하는 게 아무 유익이 없음을 확신하기 전에는 결코 진정한 수행의 첫발을 내디딜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분노, 원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것을 정당한 자기방어로 여긴다면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런 생각은 분별이 일으킨 혼란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다. 그런 반응은 바로 자신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므로 사리사욕을 얻기에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스스로 방어하지 않으면 남들이 자신의 약점을 이용할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또 하나의 망상이다. 이기주의가 정당한 자기방어 혹은 자기 향상이라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자신을 가장 나쁜 적으로 만들고, 개인으로 폄하하며, 고통과 괴로움을 초래한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마음의 숨겨진 깊은 구석을 살펴보고 동기가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것 이 매우 중요하다. 아티샤는 이렇게 말한다.

  • 최고의 스승은 마음속에 숨겨진 잘못을 공격한다. 최고의 가르침은 곧바로 마음속에 숨겨진 잘못을 가리킨다.

이것은 우리가 지어내고 오래 집착하는 자기 기만을 간파하는 또 하나의 점진적 과정이다. 자기 기만을 단번에 없애려 하기보다 그것이 우리의 존재를 황폐하게 하고 또 남의 삶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면 그런 번뇌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번뇌가 일어나는 걸 알아차려 충격을 줄이고 점차 그 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우리가 지어낸 두꺼운 베일을 꿰뚫어 보아야 하며 모든 허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우리가 허상의 세계에 살고 있음을 책에서 읽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변화시킬 수 없다. 번뇌의 부정적 영향과 그것을 극복할 때 해방되는 효과를 확신하려면 직접 체험이 필요하다.

 

 

5. 회향의 힘

방편을 이용해 역경을 깨달음의 길로 변화시키듯이 능숙한 마음의 태도를 이용해 유익한 상황을 보다 확장할 수 있다. 기쁘고 긍정적인 경험을 할 때 그것을 이기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고려하면 유익함이 훨씬 커진다. 공덕에 온갖 긍정적 상황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다면 회향의 힘은 공덕을 지어내는 동시에 남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매일 이런 관대한 태도를 기르면 남과 자신을 위해 하는 일들이 항상 결실을 맺을 것이다. 정신적 활동인 명상이든 단지 기분 좋은 일이든 모두 회향으로 봉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아티샤가 『보살의 보석 염주 Jewel Rosary of Bodhisattvas』에서 표현한 생각을 많은 위대한 스승이 거듭 말했다.

  • 삼세三世에 어떤 공덕을 쌓았어도 위없는 큰 깨달음을 얻으려면 그것을 회향하라.

로종 수행의 목적은 보리심 특히 상대적 보리심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이 의식의 흐름 속에서 상대적 보리심을 깨달을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말하며 자신이 행한 선행의 공덕을 그들에게 회향한다.

"제가 무슨 일을 했든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연쇄 작용을 일으켜 다른 존재들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주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들이 의식의 흐름 속에 보리심을 개발하고 원한과 비통함, 적대감과 증오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그들이 자애, 자비, 함께 기뻐함, 평정심을 수행하여 평안을 얻게 하소서."

회향의 힘은 매우 미묘하게 작용한다. 대승불교에서 일반적으로 공덕을 이해하기로는 우리가 선한 행위의 결실을 누릴 때부터 공덕은 고갈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샨티데바는 "바나나 나무가 열매를 맺고 나면 시들듯이 다른 모든 공덕은 결국 고갈됩니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누리는 공덕은 몸과 말과 생각으로 지은 행위에 직접 부합한다. 행위의 결실을 소비하면 결국 고갈된다. 하지만 행위의 결실을 회향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쁘게 나누는 법을 개발하면 그 공덕을 끊임없이 재창조하고 다시 채울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빼뛸 린뽀체는 경고한다.

  • 크건 작건 모든 공덕을 이룬 후에는 회향하기를 절대 잊지 마라. 회향하지 않은 공덕의 근원은 단 한 번 결실을 맺은 후에 고갈된다. 반면 궁극적 깨달음에 회향한 공덕은 수백 번 결실을 맺은 후에도 절대 고갈되지 않고 완전한 불성을 얻을 때까지 더 늘어나고 성장한다.

공덕을 남들과 함께 나누려는 긍정적 열망을 미래에 투사하면 열망의 힘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바라는 것을 더 가까이 끌어당기는 정신적 탄력을 개발하게 된다. 「귀중한 자질의 보고」에서는 공덕의 끌어당기는 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이런 회향은 마치 평범한 쇠붙이를 금으로 변화시키는 연금술처럼 작용한다. 회향을 열망하면 공덕은 우리를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이는 깨달은 분들의 방편을 나타내는 놀라운 가르침이며, 불교의 진리 밖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가르침의 정수인 다섯 힘은 특정한 목적에 따라 이용한다. 무엇이 부족하다고 여길 때는 그것을 개발하기 위해 열망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 감정에 따라 출렁이는 마음을 안정시키려 할 때는 습관화의 힘을 적용한다. 부정적인 면을 버리고 극복해야 한다면 드러냄의 힘을 이용한다. 다른 네 힘을 수련할 때마다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도록 회향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 명상이나 일상생활에서 다섯 힘을 적용하면 공덕의 씨앗이 깊이 뿌리내리고 싹틀 것이다.

출처: 티베트 마음수련법 로종 / 따렉 깝관 지음/ 켄 윌버 추천, 이창엽 옮김 /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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