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 첫날부터 시작한 기도가 벌써 21일 성만 했습니다. 처음 며칠 간은 안 쓰던 근육을 쓰다 보니 온몸 여기저기가 아우성이었어요. 한 시간 두 시간 일 배 일 배 하다 보면 어느덧 온몸이 흥건해집니다.
천배 이천배 넘다 보면 아예 암 생각도 없어져요. 몸이 힘드니 절로 딴 생각은 없어지고 오로지 합장하고 하심하고 '용서하세요'만 산신각을 메웁니다.
처음엔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에 오른쪽 발등이 붓고 불편하더니 며칠 만에 가라앉고 편해지더니 보름부터는 왼쪽 발등이 심각해집니다. 얼마 지나모 갠찬거지 했는데 절 마치고 나오면 한 발짝 딛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살살 걸으면서 풀어주면 조금 낫는다 싶고 근육 이완제 먹고 파스 바르고 하면 그냥 걸을 정도는 됩니다. 매번 기도할 때마다 오는 업장이고 매번 다르게 옵니다. 이번엔 생각도 않던 복병입니다...

기도 후에 입정을 하고 명상에 듭니다. 몇 전생이 떠오릅니다.
어느 산중에 절살림 소임을 맡은 스님이었는데 겨울철 땔나무를 하러 온 가난한 나무꾼들을 매치고 심지어 몽둥이로 뜸질해서 쫓아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관세음보살
모든 병이나 내 몸이 받는 고통은 다 인과가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절 수행하면서 저로 인해 고통받았던 헐벗고 굶주림에 산중까지 나무하러 왔다가 봉변당하고 심지어 다리를 맞아 부상당한 채로 아픈 다리 질질 끌고 산을 내려간 그분께 참회합니다. 용서해 달라고요 용서하시고 원결 풀으시라고요....
그러고 나니 발등이 한결 수월합니다. 누구나 그럽니다. '내는 평생 봉사만 하고 착하게 살았는데 내게 왜? 내가 뭘 잘몬핸는데?' '왜 영가들이 나를 도와주기는커녕 기도하는데 마장만 주고 몬살게 구는겨?!!'
우리는 왜 살아가야 하나요. 우리는 누구나 부모님 전 살과 뼈를 받아 태어나서 조상님들의 음덕과 내 전생과 이생에서 쌓은 양덕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면 왜 윤회의 고를 못 벗어날까요? 전생에 지은 죄를 현생에 갚고 가야기에 윤회를 합니다.
본인이 원든 그렇지 않든 하늘에서 결정해서 혹은 부유하게, 가난하게 심지어 불구자든 지 각자 자기의 공덕 선근대로 각자의 조상과 부모의 공덕의 영향으로 태어납니다. 현재 자신이 부유하고 똑똑하다면 전생에 공덕이 있던지 조상의 공덕이 있음입니다.
왜 살아야만 하는가?
힘들다고 자살하게 된다면 죽어서도 그 벌과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합니다. 전생에 지은 죗값을 다 치르고서 공덕을 쌓고서 죽는다면 자손이 복을 받고 그리고 그다음 생엔 복 받는 사람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전생에 지은 죄와 현생의 죄를 다 갚고 죽는다면 죽어서 천국 같은 삶이 보장되는 게...
효도하는 것 큰 공덕이 됩니다. 자식 잘 키우는 것 큰 공덕입니다. 부부간 사이좋게 사는 것도 큰 공덕입니다. 열심히 주어진 삶을 사는 것 또한 엄청난 공덕임에 틀림없구요. 마음 잘 닦아서 몸을 깨끗이 했다면 그 또한 공덕이 만만지 않구요. 기도정진 열심히 해서 인연영가님들 좋은 방편 했다면 공덕 중에 으뜸 공덕입니다. 관세음보살 _()_
흔히들 불평불만을 해댑니다. 왜 조상이 안 도와주느냐? 심지어 왜 고통을 주느냐? 입장을 바꿔봅시다. 나도 여러분도 죽으면 바로 조상입니다.
우리가 늙어서 거동이 불편하다면 어찌 될까요. 명산대천 나들이도 가고 싶고 유명 음식점에 가 식도락도 하고 싶은데... 온몸은 여기저기 고장 나서 거동조차 불편한 데다 치매까지 와서 내 정신은 아니고 한다면....
그런데 이렇게 세상 뜬 원 많은 조상들은 자손이 먹고살기 바쁜 것은 뒷전이고 자손이 늙고 병든 나를 공양 안 한다고 짜증을 내고 투정을 부리게 됩니다. 더군다나 자신이 저승에 갔는지도 모르고 여전히 자손한테 와서 땡깡을 부립니다. 그렇게 되면 자손들이 일이 안 풀리고 몸이 아프게 됩니다.
미욱한 인간이기에 영가의 소리를 듣기나 하나요, 보이기는 하나요. 조상은 조상대로 또 안 들어준다고 야속해합니다. 또는 고통이 너무 심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손에게 고통을 호소하러 찾아오게 되는 겁니다.
누구나 죽을 때 통증이 있고 여러 가지 병도 지니고 죽을 때 고통도 심하기에 그런 원한 많은 조상들이 몸으로 오면 자손들을 아프게 할 뜻은 전혀 없어도 인간은 아프게 됩니다.
물에 빠져 죽고 얼어 죽고 묘지가 물에 잠긴 조상이 오면 자손의 몸이 차가워져서 고생하고 신경통 등이 오게 되고 불에 타 죽고 열병에 죽고 묘지가 너무 뜨거우면 고혈압이나 화병 등이 침노한다. 수족이 잘리고 허리 어깨 등이 잘려 죽었다면 그 부분에 병이 생깁니다. 암이 걸려 죽은 영가가 오면 소화장애에 시달리고 그 부분에 암이 올 수 있습니다.
내 몸에 스스로 병이 찾아오고 마음에 고통이 찾아오게 될 때는 그걸 참아내고 스스로 고통에서 벗어나는 게 참다운 인욕행입니다. 내 고통을 잊고서 남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공부하는 게 깨달음의 인욕 고행입니다. 마음은 깨닫고서 몸은 깨닫지 못했다면 입으로만 떠드는 앵무새나 뭐가 다르리오.
몸으로 통하는 게 육신통이란 말도 있지요. 몸으로 통하게 되면 어떨까요? 남의 고통을 느끼게 되니 아주 고통스럽겠지요. 그러기에 우리가 기도 정진하게 되면 늘 병마란 놈이 찾아옵니다.
내 몸 고통을 알고 내가 저지른 죄, 전생이었던 미처 기억 못 하던 몇 전생의 다겁생래에 지었던 모든 죄업이 하나하나 내 몸을 거처 삮여지는 게 인욕고행이기에.. 더 큰 공부 시켜서 다른 이들에게 회향하는 그릇을 만들려고 오는... 참 고마운 마장입니다.
다 나로 인해 오는 인연 영가이고 꼭 제쳐 두고 가야 할 업장을 씻어주려고 오시는 인연영가이기에 담담히 마음을 열고 그 고통을 함께 푸는 게 공부 숙제입니다.
숙제 잘하고 예습 복습하다 보면 어느새 만인의 선생님이 됩니다. 제자가 스승이 되는 게 불변의 진리입니다. 모두 이번기도 숙제 잘 마치셔서 청출어람 하시는 광명이 함께하길..
2012년 1월 21일
관세음보살 승묵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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