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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쉼터

나도 내 돈 진짜 아깝다

by 마하연 2023. 1. 14.

봄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미세먼지에 찌든 산하대지에 곡우에 마침하여 축복하듯 중생들에게 베푸는 은혜와 자비로운 뭇 생명들의 마중물인 단비이건만......

집 지은 지 이제 겨우 삼 년 막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비가 좀 온다 싶으면 내 방 창문에 수건 몇 장 깔아 놓고 자주 갈아 주어야 한다.

툭뚝 뚝뚝뚝 툭뚝...   

 

벌건 쇳물이 조롱이라도 하듯 심기를 어지럽히고 분심마저 올라오게 한다. 그동안 집 지은 목수며 방수 전문가며 지붕공사하시는 분들까지 자칭 타칭 한가락 하는 분들이 왕림하셔서 다들 큰소리 뻥뻥 치셨지만 결과는 늘 그랬다.

불편도 하거니와 성가시기도 하고 계속되는 땜질 처방 공사에 적잖은 돈이 계속 들어가니 이젠 짜증마저 솟구칠 지경이지만, 애써 내려놓으며 최후의 수단으로 테라스 옥상에 지붕을 씌우고 벽엔 창문을 달아 보수하는 걸로 결정하고 나니 참으로 갖가지 회한이 서려온다.

이곳 마하연에 주석하게 되면서부터 겪은 우여곡절과 간난신고는 마하연 식구나 카페 회원님들께서 익히 아실 터이니 각설하고 부언하지 않고 싶은데 불구하고... 한마디로 속물처럼 쉽게 설명하면 자꾸 나가는 쌩돈이 아깝고 아쉽고 속 쓰린 것이다. 사노라면 여러분이나 저나 수많은 억울한 일 부당한 결과에 좌절하고 상처받고 심지어는 억압받고 횡포에 시달리기도 한다.

우리네 삶은 철저히 안배된 인因과 연緣의 법칙에 의거 질서한다. 모든 현상은 지금 내게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은 다 ~ 내가 지은 바 소산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요, 자작자수自作自手요, 인과응보因果應報이다.

한마디로 내 탓이고 나로 인하여 벌어진 사건의 연속선 상임을 익히 알고 있으며 내가 잘못한 것이 지금 발현된 '업보'이기에 허공을 몸으로 하신 우주에게 부처님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설득해서 선처를 부탁하여야 한다.

유정 무정은 물론 모든 존재들은 각각 에너지로 이루어진 주체들이다. 모든 에너지는 각자 질량에 맞는 교류 속에서 거래를 하며 유지 발전한다. 생과 사도 거래去來이고 나와 너의 대화며 몸짓 하나하나가 모두 거래요 왕래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 인간들에게 가장 비중 있는 에너지 중 하나는 화폐 즉 '돈'이다. 돈 에너지는 물질은 물론 때로는 사람 나아가서는 사람들의 정신까지도 거래하는 막강의 초월적 존재가 되어 버린 지 이미 오래다.

우주에는 여러 법칙이 존재한다. '권선징악의 법칙', '에너지 불변의 법칙' 등 용이하게 증명된 것들도 있으나 비정형적이지만 설득력 있는 법칙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를테면 '7 대 3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례로 어느 날 생각 외로 일억 원 정도 공돈이 들어왔다고 쳐봅시다. 대부분은 기뻐하며 쾌재를 부르며 이를 어찌 불리면 이억 삼억으로 만들까? 궁리를 하거나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주에서 어떠한 인연 성숙 결과로 일억 원이라는 큰돈이 나에게 주어졌다면 그중에 삼십 프로인 삼천만 원은 이미 우주로 돌려보내서 잘 쓰이게 내놓아야 된다는 것이 7대 3의 법칙입니다. 만일 계속 움켜쥐고 인색하게 굴면 가령 차 사고를 나게 한다거나 몸을 불구하게 만들거나 그래도 못 깨우치면 자식을 치게 됩니다.

우리말에 운칠기삼 運七技三이란 말이 있다. 성공의 요인 중 운이 7이고 기량이 3이란 말이지요. 부처님께서는 운이란 하늘이 잠시 이뻐해 주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운運이란 에너지 거래를 여법히 하는 자에게 붙어 있는 습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악착같이 일만 하다가 먹고살 만하면 병들어 죽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얼마 전에는 수십 년 무명생활하던 연예인이 짠돌이 캐릭터로 인생역전하는가 싶더니 속칭 한방에 가는 것을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에너지 거래 즉, 돈거래에는 특히 명심해야 하는 참진리가 숨어 있습니다.

사람도 물질도 모두 에너지체입니다.

돈도 마음도 에너지입니다.

에너지는 순수하기에 거래 거래마다 탁기濁氣 와 사기邪氣가 들러붙습니다. 가령 나에게 뭔가 찝찝하고 미심쩍은 기분이 들고 심란하거나 불편한 심기에 들면 탁기 사기 오기가 침투하여 나를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나와 어떤 이와의 대화나 물건의 거래 등에서 사가 끼고 마가 낀 것입니다. 이 사와 마는 내 것 내가 아끼는 것을 내어 주고서야 풀리게 되어 있습니다.

가령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에너지원인 집이나 땅 등을 거래할 때 어떤 이가 있어 그 물건이 꼭 필요하지만 약간의 돈이 부족하다며 내가 원하는 가격보다 적게 달라고 사정할 때 그분이 진실하다면 기꺼이 내어주어야 합니다.

내가 조금 이득을 덜 취했지만, 내가 손해 본 것 같지만, 내가 그동안 살아오는 동안 거래로 인해 생긴 사기 탁기를 같이 내 보내게 되는 '엄청난 우주의 은혜'가 내장되어 있는 것입니다.

에너지는 끊임없이 교류되는 습성이 있습니다. 한 군데서 정체 울체 되어 있으면 사가 끼고 탈이 생겨 엄청난 후유증이 몰려옵니다.

우리말에 '액땜한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에너지가 탁해지면 전조증상이 옵니다.

꿈자리가 뒤숭숭하거나 괜히 심장이 벌렁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얼척없이 기분 나쁘거나 몸이 욱신거리고 찌뿌둥하거나 잘 쓰던 핸드폰이 액정이 나가거나 안경이 깨지거나 자동차 앞 유리에 금이 가거나 등등... 이럴 땐 즉시 알아차리고 에너지 정화를 하셔야 됩니다.

나누고 베풀고 보시하고 봉사하고 희생하고 하시기도 하거니와 돈 아낀다고 중고폰 사고 중고 유리로 갈고 값싸게 궁상떨지 말고 내보낼 돈은 과감하게 내보내고 사치와 향락을 줄이시는 것이 현명한 지혜행이며 개운하여 복을 부르는 '액땜'이 되는 것입니다. 아깝고 아쉬워도 쓸 돈은 써야 나와 우주와 원만한 거래 협상이 타결되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 절 마하연은 대공사 중입니다.

옥상데크에 지붕 창호 공사도 하고 진입로 확장 및 주차장도 넓히고, 철 계단 밑에도 간단하게 포장 주차장 공사 중이며 산꼭대기에 계신 산신 할배도 법당 바로 위로 내려 모셔서 산신 기도 수월하게 모실 수 있도록 공사 중입니다. 비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여러분의 소중한 정성을 아낌없이 내보내고 있습니다.

오래된 기운, 낡은 기운, 울체된 에너지 모두 보내고 참신하고 소소영영한 맑은 기운으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_()_

​2018년 4월 23일

 

 

승묵스님 글모음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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