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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쉼터

모든 순간은 다 ~지나가요 그러기에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해요

by 마하연 2023. 1. 12.

날이 마니 풀렸다 해도 조석으론 찬바람이 살을 에입니다. 아차 했던 순간에 수도가 얼어 꼼짝없이 야생으로 살고 있어요. 다행히도 육십 년 전에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먹던 우물이 있어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어릴 적 우리 집은 그나마 샘이 있고 반자동식 물뽐뿌가 있어 물로 인한 고통은 그리 기억에 없는데요. 요즘은 아침마다 일어나자마자 양동이 두 개 들고 우물가에 가고... 

오늘은 아침부터 다라이에 세제 풀어 휘휘 저어서 며칠 동안 밀린 양말이며 속옷 따위를 담가 놓았습니다. 흔히 지나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무덤덤히 흘려보낸 것들에 대한 감사의 고마움을 일깨우고 순간순간 당연히 누릴 권리라고 여겼던 존재 하나하나에 대한 실상을 새겨 봅니다. 

이 세상은 고통 없이 살 수가 없고 고통을 감수하고 살아가야 하기에 중생의 세계, 사바세계이지요. 누구나 고통 없는 세상보다 안락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염원하지요. 그러한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우리는 기도도 하고 선행도 하고 복덕 공덕행을 합니다. 

고해의 중생계에서 벗어나서 절대 피안의 세계로 가기 위한 뗏목을 준비하고 반야선에 오르려 뱃삯을 마련하는 과정을 바라밀이라 하고 그 바라밀엔 크게 여섯 가지로 대별되기에 육바라밀이라 하지요.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 중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 명제가 보시지요. 조건 없이 나의 것을 타인으로 하여금 이익되게 나누는 것을 보시라 하지요. 다겁 생래에 걸친 갚아야 할 은혜나 마땅한 도리를 말함이게찌요. 

울 카페 횐님 중에 매달 소정의 보시금을 꼬박꼬박 보내주시면서도 본인을 드러내지 않으시는 분이 계셔요. 이번 백일기도에도 예외 없이 보내주시면서도 본인보다는 울 카페에 법보시를 하시는 미성님을 비롯한 나리골님 해인님 사천님 등 운영진과 기도 동참하신 모든 님들께 축원을 보내셨어요. 

마음공부한다고 매일 엄한 거울이나 닦고 앉아있는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우리는 기도하면서 입으로는 진언을 말하고 귀로 그 진언을 새겨듣고 가슴속의 성품으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자성의 공명이 마치 구들장에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나듯 일어나 나를 일깨워 탐진치 중생심 아만심을 버리게 되게 돼요. 

번뇌 고통 끄달림에서 벗어나 찰나삼매가 부지불식간에 쌓이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깨달음을 얻게 되니 이를 지혜라 합니다. 그리하여 마음이 깨끗해지게 되고 이 마음, 마음이란 놈을 깨끗이 해놔야 지나가던 복福, 여러분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福이 쑥 하니 미끄러져 들어오게 돼요. 

멀리 미국에서 캐나다에서 브라질에서 서울 경기 강원 광주 부산 울산 포항 경주 등 경향 각지에서 엄청난 신심의 불꽃을 피워 올려주신 신도 제현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사사공양 단월지은에 충실할 것을 부처님 전에 삼가 아룁니다. 

부처님이시여! 

우리들 마음속에 더러움 샘물처럼 맑게 하며 우리들 마음속의 무명 어둠 햇빛처럼 밝게 하시며 우리들 마음속에 쌓인 업장 거울같이 깨끗하게 하여 주시기 서원입니다. 영원한 대광명이시며, 생명의 불꽃이신 부처님의 자비 속에 진리로 살기 원하옵니다.

부족한 저희들을 섭수하시고 격려해 주시는 부처님! 부처님의 잔잔한 미소와 훈훈한 품으로 돌아가기 서원입니다. 

부처님! 이번 정초 기도에 동참하신 모든 재자들 모두들 손잡아 이끄시어 소구 소망 원만 형통하게 하소서. 

2013년 1월 16일

 

관세음보살 승묵 합장

 

승묵스님 글모음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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