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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쉼터

하염없이 비가 옵니다

by 마하연 2023. 1. 10.

주룩주룩 하염없이 비가 옵니다. 막 피려고 고개 디밀던 목련이 실눈을 지그시 감았네요.

기실 요즘 너무 가물어 비가 왔으면 하면서도 이 비가 옴으로써 매일 산에 명상하며 오르는 기쁨이 하나 어긋날까 마음이 갈래갈래 지지만 옛말에 봄비가 마니오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 하였지요. 

그마만큼 풍요로움 넉넉함이 기대된다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봄 풍요의 빗속에 귀 기울여 따라가 봅니다. 만물에게 골고루 똑같이 베풂을 내리는 보살행을 실천하는 참다움이 봄비에 묻어옵니다. 

하루를 행복하려면 낮잠을 달게 자고 삼 개월을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평생을 행복하려면 봉사를 하란 말이 있어요.

살아가는 길이 어찌 수평만으로만 이뤄질까? 부처님의 말씀이 우주 공간에 불찰 미진수로 꽉 차 있지만 우린 그 소릴 왜 못 들을까? 수많은 해답을 이 순간에도 방편비로 주룩주룩 하염없이 무차별로 내리고 계시는데..

다만 우린 내 욕심과 어리석음으로 공공적 요익을 제끼고 살기에 부처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는 방편법에 이르지 못함이리라... 다시 말하면 깨닫고 나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여여히 묵묵히 행하는 것이 즉, 행의 완성이 깨닫는 것임을 사띠 하여야 한다. 

요즘 전 인간 행동의 이론과 복지 실천, 사회복지 실천기술론, 사회복지 법제론, 현대사회학 이런 명제를 받아 화두를 삼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새벽부터 틈이 없이 절하고 산에 올라 명상하고 내담객들과 상담도 하고.. 늘 바쁘면서도 항상 일으켜주시는 부처님과 도반님들이 계시기에 늘 깨어있으려.. 

 

대학원 수업은 교수님이 방향만 잡아주고 학부생들이 토론과 질문으로 이뤄지네요. 일주일에 보통 과목당 200-300 페이지씩 과제가 주어지니 시님 복 터졌슈. 만만한 사립대 갈 껄 후회(?)도 되지만 공부해서 남 주기로 했답니다. ㅎㅎ 

인간이란 존재는 환경과 유리된 존재가 아니고 환경에 속해 있는 존재이므로 인간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작용을 이해할 수밖에 없나 봐요. 더욱이 현대 사회는 나 자신을 표현하는 거 물론 나라는 존재를 그림자로 만들 수밖에 음는 감정노동자 양산 시대이기에 온갖 스트레스와 쌓인 상념으로 인해 종교적 역할이 더 대두되는가 봅니다. 

보살님 거사님 백일기도 말처럼 쉽지 않죠. 더욱이 백일이란 시간 결코 짧지 않아요. 마장 방해 시련도 엄청 오고요. 기도라도 매일 잘 되면 좋으련만.. 어떤 날은 정말 차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도가 안 돼요..

그럴 때마다 내 음덕은 물론 양덕조차 없음을 깨달으시고 이타행 보시행으로 적덕 적선을 하셔야 해요. 화안시만 실행해도 대번에 기도 진도 나가집니다. 

우리는 거의가 상대적 약자이기에, 내 감정을 억누를 수밖에 없는 감정노동자이기에, 더더욱 기도와 아울러 보시행 보살 행 봉사행을 아울러서 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게 내가 진 물리적 환경입니다. 다만 이 환경 탓보다는 이 환경을 달게 받고 디딤을 삼는 지혜가... 

우리가 나면서 가져온 복전 복록은 천양지차지만 이 순간 내가 행하는 탓으로 오는 적선의 공과는 보편타당하게 법비로 오게 되어 있어요. 기도 경계에 올 때마다 누구나 마음먹은 대로 원력을 밀고 나갈 수 있는 마음의 법비를 구하고자 한다면 화안시부터 시행해 보시길 권합니다. 

화안시가 습이 되면 내 마음에 창의력이란 플러그를 꽂는 게 됩니다. 코드가 생기니 여러 군데로 전원을 배분해 줄 능력과 소양이 생기게 되는 거지요.

기도 동참 재자 분 모두 기도 성만 하셔서 오늘 단비처럼 만중생에게 환한 웃음 희사하길 기원합니다.

2012년 3월 16일

 

관세음보살 승묵 합장

 

 

승묵스님 글모음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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