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혼의 쉼터

지금 필요한 건 무엇?

by 마하연 2023. 1. 13.

살랑살랑~ 너울너울~

바람의 요정들이 손에 손에 작은 부채를 들고 울긋불긋한 꽃들 사이로 부지런히 날아다니건만 구름을 제치고 나타난 심술궂은 햇살에 줄행랑을 치고 마는 중하지절입니다. 

이곳 마하연에 주석한 지도 벌써 이백일이 넘어가니 세상 참 빠르고 바쁘게 지나갑니다.

만만찮은 흑암의 중유를 거쳐 인간의 몸을 받아 이곳 지구별에 다시 몸을 받아온 이유를 그 목적을 그 미션을 생각해 내고 육도윤회를 벗어나는 공부를 위해 다시 몸 받아온 곳이 지금 내가 속해 있고 살고 있는 현상계입니다. 

이 지구별에 나는 어떤 명령을 받고 태어났는가? 생명生命 이란 우주가 각자에게 내린 살아라는 명령입니다. 산산수수 두두물물에 의미 없이 태어난, 까닭 없이 태어난 존재는 없습니다. 

그런데 세상일이란 인간의 힘으로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분명히 있으니 중생의 고통이 시작되는 법입니다. 

어떤 이는 온갖 노력을 다해도 매사 불성인 경우를 우리는 너무 자주 보고 있으며 안타까워하고 때로는 남 탓을 하기도 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고 혹자는 대충 대강 얼렁뚱땅 일처리를 해도 남부러워할 성과를 내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우린 그런 사람을 부러워하며 능력자라고 부르기도 하고 선망의 대상도 질시의 대상도 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밤하늘의 별보다도 많은 뛰어난 인재들이 나타나고 빛을 발하지만 대부분의 촉망받던 인재들은 바람결에 구름결에 흔적조차 찾기 힘든 게 세간법입니다. 사람은 능력으로 살고 업력으로 살고 덕력으로 살고 또한 복력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능력은 타고난 재주와 습득력으로 살아감을 말하며 업력은 전생으로부터 지어온 업에 좌우되는 생을 말함이며 인품과 자성을 성품을 함양해서 존경받는 것을 덕력이라 하며 행불행을 좌지우지하는 복력은 누대에 걸쳐 본인과 본인 피붙이들이 알게 모르게 쌓아온 우리들 DNA에 켜켜이 내장된 공덕 포인트를 말함입니다.

이 중 제일 중요한 것이 복력임은 두말할 나위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함경에 이르시길 “보리수 아래서 성불할 때 수천만억의 마군이 방해했지만 복력의 힘으로 마군을 항복받았다"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불자들에게 재차 당부하시길 모든 불자는 복짓기(福作)을 게을리하지 말라 하십니다. 

대체로 세상에서 성공한 이들을 보면 능력은 조금 뒤질지라도 남의 공을 가로채지 않고 좋은 일이 있으면 양보하고 세상일에 너그럽고 이해심 많으며 음으로 남 돕기를 즐겨하시는 분들이 많을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산 사람은 훗날 반드시 큰 성공을 이루는데 이것이 적공積功의 힘입니다.

복을 지을 행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복을 까먹고 망가트리는 분들을 너무 자주 보게 됩니다. 작복은 고사하고 복을 유지라도 하는 첫째 비결은 말씀을 조심하라입니다. 말씀은 말의 씨, 씨앗이란 말로 여러분의 한마디가 싹이 되고 잎이 되고 줄기가 되고 기둥으로 자라고 열매가 되어 대대손손 윤회의 보장이 되게 됩니다. 

친한 사이라고 장난삼아 하는 욕설이 얼마나 큰 미래가 되고 무심코 하는 '미치겠다 환장하건네 죽겠네' 등등의 말씨가 어떤 열매를 맺을까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부정적인 말, 남을 비꼬는 말, 나를 자학하는 말 등 말본새부터 다 잡아가는 게 수행입니다.

말에는 어영語靈 이 있어서 영적인 힘을 반드시 갖추고 있고 반드시 결과로 이어집니다. 말하는 버릇 생각하는 버릇 기도하는 버릇을 잘 기르셔서 복력을 증장 시켜야 합니다. 덕을 쌓고 복을 짓는 일은 당장은 손해나기 십상입니다. 

사람의 능력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사람 일은 복력으로 비로소 성사가 되게 되는 것입니다. 

정업난면定業難免 이란 말을 익히 아실 겝니다. 정해진 업은 피할 수 없다란 말입니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우주로부터 받은 미션은, 사명은 단 하나.. 세상의 빛이 돼란 것입니다. 세상의 빛이 되어 천년 어둠도 걷어주고 그늘도 밝게 하여 우주에 이바지하란 미션을 받고 태어난 엄청난 존재가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업이 두꺼워 업장이 천갈래 만갈래라 해도 신심과 정성과 정진력으로 정업 타파는 물론이고 득복 작복을 이룰 수 있는 존재가 우리들 자신입니다. 

적공 방편으로 우리는 흔히 백일기도를 올리고 정진합니다. 

기도 중엔 잘 될 때도 있지만 잘 안될 때가 분명히 오게 되는데 기도가 늘어날수록 회의가 들고 혼침이 오고 성냄도 찾아오게 되고 무언가 어떤 대상에 들뜨기도 하고 의심이 들기도 하는 등 단계별로 마장이 닥치게 됩니다. 

본납도 기도가 안 되면 울력 거리 찾아서 하기도 하고 괜히 여행도 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방법은 복을 짓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쌀 걱정하던 시절에도 탁발을 해서 고아원에 몰래 돈을 놓고 오거나 독거노인 집에 쌀공양 올리고 할 때마다 기도 마장을 수월히 넘겼던 기억이 납니다. 

기도가 늘어날수록 공양이 늘어나야만 확대 재생산 기도가 됨을 아셔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상대계 현상계라 하고 3차원이라 합니다. 너와 내가 있고 먹이 사슬 관계가 있고 약육강식 세계라는 말입니다. 바로 이곳 지구별이 대표적인 삼차원 약육강식의 피라미드적 먹이사슬 세계로 남의 살, 남의 뼈, 남의 피를 먹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세계이기에 우린 이곳을 지옥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번 생 목표는 다름없습니다. 무얼까요? 바로 지구별 탈출입니다. 탈출선은 단 하나고 티켓도 단 한 장입니다. 이 티켓은 어떤 이가 거머쥘 수 있을까요? 

모든 현상계의 진리는 시작점이 다른 듯하고 분명 상이한 작용과 역능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상당 부분 닮아있는 듯하고 또한 다 존중돼야 하고 분명한 가치로서 대접받아야 한다는 진리를 요즘 들어 더 통감하며 이 중생 조금씩 만개하여 가나 봅니다. 

이곳 마하연으로 인해서 풍수 대가 최승호 교수님과 인연 된 것도 어찌 보면 지 아무리 화사한 꽃봉오리가 만개한들 벌나비가 있어야 됨을 일러주시려는 우주의 배려인 듯싶습니다. 

청담 선생님 말씀 중에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땅엔 흉지도 있고 악지도 물론 있지만 좋은 터는 기맥과 혈지로 나누어진다 시며 울 마하연 산신각 자리엔 천혈로서 쌍혈이 엄청난 기운을 발산한다고 합니다. 더욱이 혈지도 상중하의 기운이 있는데 우리 절 마하연 터는 최상급이라 하십니다. 

선생님 말씀 중에 우리 불교와 너무나 일맥상통하는 말씀이 있어 간략히 옮겨보면 

아무리 좋은 터라도 과도한 욕심으로 접근하거나 부정적이거나 의심하는 마음, 씨 뿌리자마자 새싹이 돋기 전에 수확하려는 마음으로 땅을 대하거나, 그냥 좋은 터니까 저절로 이뤄지겠지 하는 마음, 남을 해치려는 마음, 나 아니면 안돼라는 독선적인 마음을 가진 자, 남 탓을 하는 자 등은 성취가 어려울뿐더러 

더욱이 명당 터는 본인이 원하는 용도로 사용하려면 상당한 고통이나 시련이 오며 차지하고 나서도 아픈 데가 드러나거나 악몽에 시달리거나 하는 등 일시적인 명현 현상이 오기도 한다는 말씀을 접하고 나니 불자들의 기도와 수행 과정의 마장과 근사한 듯하여 적이 놀랐습니다. 

불교에선 이숙과異熟果라고 하는데 풍수에서도 묫자리를 좋은 혈터로 이장해도 좋은 과보가 오는 시점이 사람마다 가문마다 다르다는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지기地氣의 도움을 받고 불보살님의 가피가 더해서인지 감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보통 백일기도 입재하고 정진하다 보면 온몸이 아프고 삐거덕 대서 링거 맞으러 침 맞으러 몇 번씩 가는데 이번 기도는 오십일 다 돼가는데 아직 끄떡없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때 백일기도보다 서너 배 가행정진 중인데도 말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 

다만 동기감응 법칙으로 인해 같은 에너지 사람들이 몰려들고 비공명의 사람들이 떨어져 나간다더니 너무도 아쉽고 좀 더 가르치면 꽤 큰 공부할 만한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고는 우주의 법칙이 철저하지만 인간적으론 조금 심리적 박탈감도 느껴집니다. 인생은 문제와 시련의 연속이고 문제가 없으면 인생도 없겠지요. 앞으로도 더 많은 문제와 시련과 시험이 닥치겠지요.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고통이 크면 고통의 깊이만큼 더 담을 수 있겠지요. 

오늘 하루 기도하기 힘들고 복 짓기 어렵고 덕 쌓기 어려워도 다만 오늘을 우주법계에 담보할 뿐이다. 내일이라는 의미를 위하여! 

우주의 진리는 대의왕大醫王이라서 좋은 약을 처방해 주는데 좋은 약을 아무리 처방해주어도 약을 쌓아놓고도 먹지 못하니 그 이름 중생 중생이어라! 

우리는 너와 내가 하나임을 깨닫고 빛이 되어야 한다. 

마하반야바라밀 승묵 합장

2015년 6월 3일

 

 

승묵스님 글모음 길라잡이

 

댓글